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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매립지에서 싹튼 아트 서커스, 퀴담
- 태양의 서커스 <퀴담> 알고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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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담 공연 중 뱅퀸 ⓒCIRQUE DU SOLEIL

 

무관심한 부모 곁에서 소외감을 느끼던 소녀 조이가 '퀴담'을 만나며 벌어지는 135분 몽환의 세계. 퀴담은 라틴어로 '익명의 행인'을 뜻한다. 푸른 외투에 머리 없이 중절모를 든 퀴담에게서 우연히 모자를 얻으면서 쇼가 시작된다.

 

<퀴담>은 태양의 서커스의 작품으로, 태양의 서커스는 라스베가스의 '넘버원' 상설 공연인 오(O) 쇼, 카(Ka) 쇼 등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4천여 명의 직원 중 1,300여명의 곡예사는 올림픽 선수를 포함해 운동선수 출신이 많다. 50개국을 넘어서는 전세계에서 인재들이 모여있다.

 

꿈과 현실을 잇는 이 환상적인 거대 비즈니스는 놀랍게도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을 바탕으로 싹텄다. <퀴담>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서커스만큼 놀라운 배경을 모아보았다.

 

이야기가 있는 종합예술, 태양의 서커스 <퀴담>

 

태양의 서커스 (Cirque du Soleil)는 스토리가 있는 '아트 서커스'로 유명하다. 동물과 스타곡예사가 없는 대신에 콘서트, 마임, 뮤지컬, 현대무용 등 종합예술의 요소를 도입해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퀴담은 태양의 서커스 9번째 공연으로 1999년 캐나다 몬트리올 초연 이래 5대륙 6200여 회 공연, 1380여만 명이 관람한 히트작이다.

 

46명의 곡예사와 무대 뒤에서 생음악을 연주하는 뮤지션, 250여 벌의 의상, 500여 개 소품, 200여 켤레 신발, 30종의 모자, 겹겹이 세공한 총 천연의 백일몽은 우아한 고급 만화경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자체 이동공연장인 대형 서커스 마을 '그랑 사피토, 빅탑'을 설치해 운영한다. 공연장과 각종 시설을 4개의 깃발 아래, 노랑과 파랑 줄무늬 천막으로 세웠다. 규모만으로도 압도적인 <퀴담> 빅탑 공연은 이번 한국이 마지막이다.

 

은 바퀴를 타고 무대를 자유로이 회전하는 저먼휠(German Wheel)을 시작으로 각기 다른 곡예를 기반으로 한 10개의 쇼가 이어진다. 오래도록 강렬히 뇌리에 남는 공연은 '에어리얼 컨토션 인 실크(Aerial Contortion in Silk)’다. 붉은 천을 공중에 길게 늘어뜨리고 보조 줄도 없이 몸을 감아 아찔한 묘기를 선보인다.

 

현대미술 캔버스의 한 장면처럼 무대에 매달린, 옷을 입지 않은 듯 살색 타이즈를 입은 여성 곡예사가 움틀 움틀 내려오다가 툭툭 아래로 하강하는 순간에는 관중석에서 외마디의 탄성이 새어 나온다. 이외에도 모든 무대가 저마다의 분위기를 갖추었지만 하이라이트는 가장 마지막 15명 곡예사가 인간 피라미드를 쌓고 점프하는 '뱅퀸'이다. 직전에는 광대가 나와 관중참여를 유도하며 객석을 웃음으로 이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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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담 공연 중 저먼휠 ⓒCIRQUE DU SOL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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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담 공연 중 에어리얼 컨토션 인 실크 ⓒCIRQUE DU SOLEIL

 

쓰레기 매립지에서 싹튼 캐나다 국민 서커스

 

그런데 이렇게 화려한 공연의 출발에 사회적 경제가 있다면 믿어질까? 출발은 1894년 캐나다 퀘벡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몬트리올 북부 외곽의 생 미셸 지역은 거대한 석회석 채석 단지였다. 석회석이 고갈되자 부지는 큰 구덩이를 남긴 채 버려졌다. 시는 주민과 협의 없이 쓰레기 매립지를 유치했고, 독성물질이 포함된 쓰레기는 땅과 주민들을 황폐하게 했다.

 

지역의 한 무용가가 동료들과 함께 라 토후(La Tohu)를 설립해 새로운 흐름을 이끌었다. 매립을 중단시켰으며 보상금을 현금으로 개별 지급하는 대신 기금을 모아, 오염물질을 정화하고 메탄가스로 화력발전소 연료를 생산하는 시설을 만들었다. 운영권 역시 주민들이 갖기로 했다. 이를 통해 주변 1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였으며, 대규모의 친환경 공연 예술장을 세웠다.

 

라 토후의 설립자 중 하나이자, 태양의 서커스 창시자인 기 랄리베르테(Guy Laliberte)는 1984년 서커스 본부를 옮겨왔다. 이어 라 토후는 1987년 국립 서커스학교를 세워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직업교육도 하고, 서커스도 가르치며 일자리를 제공했다. 서커스에 재능이 없는 이는 청소, 설비 분야의 사회적 기업으로 연계했다.

 

현재 국립 서커스 학교는 캐나다의 공교육기관으로 졸업생의 90%가 태양의 서커스를 비롯한 세계적인 공연단에 취업한다.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하지만 30명도 채 안 되는 학생만이 선발되는데, 전체 학생의 30%는 다국적 학생들이다. 서커스는 당시만 해도 사양산업이었지만, 가능성을 본 캐나다와 퀘벡 정부의 대대적 지원으로 '대표 문화상품'으로 자라났다. 태양의 서커스는 연 매출 1조원을 넘는 수익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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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국립 서커스 학교 ⓒ캐나다 국립 서커스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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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국립 서커스 학교 ⓒ캐나다 국립 서커스 학교

 

지역 협동조합 은행 데자르댕의 금융 파트너쉽

 

태양의 서커스에는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파트너가 있다. 지역 협동조합 은행 '데자르댕'이다, 데자르댕은 고리대금업에 시달리던 1900년 퀘벡의 프랑스계 사람들을 위해 탄생했다. 시내에서 멀어 은행을 이용할 수 없었고, 영국계에 비해 소수였던 프랑스계 사람들에게 은행 문은 보수적이었다. 고리채는 3000%까지 치솟았다. 데자르댕 부부는 지역 신협을 고안했다.

 

가난한 농부들은 5달러의 출자금을 주 10센트씩 다달이 나누어 내었고, 110여 년이 지난 현재에는 자산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2012년 기준으로 1년 순이익은 1조 8천억 원에 달한다. 조합원은 580만 명에 이르는데 퀘벡 주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다. 파생상품 거래는 손을 대지 않고 자기자본비율이 17.3%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은행 20위에 꼽히기도 했다.

 

데자르댕은 운영원칙에 있어 무엇보다 앞서 민주주의, 지역사회 기여라는 협동조합의 가치를 실천한다. 조합원의 32%는 농촌에 거주한다. 다른 은행들이 수익성이 낮다며 농촌 지점 폐쇄에 들어갈 때 데자르댕은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섰다. 일반 은행에서 거래를 꺼리는 사회적 기업, 영세 업체, 현동조합 등에는 500~1,000달러씩 마이크로크레디트 지원을 한다.

 

1970년대부터는 연대저축기금을 만들어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 토대를 쌓았다. 데자르댕의 노력으로 주정부와 시민사회도 사회적 금융에 한발 나아갔다. 태양의 서커스 초기, 1985년 해외 순회를 하며 파산 위기에 빠졌었는데, 이때에 흔쾌히 손을 내밀어 대출을 지원한 은행도 데자르댕이었다. 태양의 서커스에 따르면 데자르댕은 이후로도 함께 이벤트를 여는 등 주요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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