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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뭄 든 감성에 비를 내려요, 독립작가들의 소셜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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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마켓 교동 정기 장터

 

'가문 곳에 비를 내리게 한다'는 취지로, 대구에서 소셜마켓을 운영하는 레인메이커의 사무실. 88년생 이만수 대표가 총 7명의 팀원들로 꾸려가는 북성로 공구골목의 철공소 2층 사무실은, 자유분방함과 상상력으로 채워져 있었다. 널찍한 공간 벽에 달린 문들은 실제로 팀원들이 각기 거주하는 방으로, 공동 작업장과 주방을 갖추었다. 미카엘 엔데의 '모모'처럼, 효율과 규율이라는 세상의 시간표를 떠나, 창의적으로 쌓아온 화폐가치와 삶의 방식을 만나 보았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계명대학교에서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함께 찍던 친구들이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싶던 이들은 함께 김광석 거리로 유명한 방천시장 입구에 월 13만원의 허름한 작업실을 얻었다. 문전성시 프로젝트로 자립적인 예술가들이 모여있던 공간이었고, '토요반짝예술시장'이라는 마켓 겸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다큐멘터리를 찍던 어느 날, 마켓이 기금 사정으로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다시 참여하고 싶다는 작가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떻게 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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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마켓 교동 정기 장터

 

방천시장 독립 작가들과 함께 소셜 마켓을 열다

 

고민하던 레인메이커 팀원들은, '시네마 베리떼'라는 다큐멘터리 기법을 활용, 직접 마켓을 열어 기획자로 참여하는 영상을 찍기로 했다. 비 오는 어느 날, 방천시장 입구의 김광석 동상에 노란 우산을 씌워주고 입에 담배를 물려주고 간 사람이 있었다. 시대의 아이콘이었다는 깨달음에 마음이 찡했다. 당시 방천시장은 주말 관광객이 200명이 채 안 되는,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였다. 우산 모양의 로고를 만들어 5만원씩 소소하게 돈을 모아서 포스터를 제작했다.

 

마켓의 홍보를 위해 가장 번화가인 동성로를 찾아 6천 부의 전단지도 돌렸다. 5개월 여 동안 큰 점포들을 방문해 바자회 참여를 호소하며 물품을 걷었다. 걷은 물품으로 방천시장에서 바자회를 열었다. 거리에서 마켓과 공연, 전시, 영화 상영 등을 함께 진행했다. 이때 처음으로 '소셜 마켓'이라는 단어를 썼다. 예술로 사회를 바꿀 수 있고, 예술가들이 수익을 모아 사회 환원도 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1년 후 일련의 일들이 끝나고 헤아려보니 바자회 수익은 고작 20만원 남짓이었다.

 

어느 누가 보면 '미친 짓'이라 할 만 하지만, 레인메이커들은 다른 생각을 했다. '이십만 원은 액면 그대로의 가치가 아니다. 잘못된 구조 속의 재화가치이며, 우리들은 좀더 인간적이고 물물교환에 가까운 호혜로운 가치를 추구하고자 했다. 사회에서 책정한 돈의 가치와는 다르다'는 생각이었다. 사회의 재화가치를 바꾸어 가야 할 필요를 느꼈고, 작가들에게 좀더 집중하고자 방천시장을 나와 교동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교동은 이십여 년 전 극장이 몰려있던 구 도심이자, 실용 공예의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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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마켓 동성로점

 

교동 거쳐 동성로로, 150명 작가 준조합원 소셜마켓
 
6.25이후 낙동강 방어선 아래 전쟁 초기 임시 수도였던 대구에서 당시 번화가였던 향촌동에는 수많은 피란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화가 이중섭은 인근 교동의 여인숙에 머물면서 생계를 위해 담뱃갑에 은지화를 그려 팔았다.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물건을 팔던 '도깨비시장' 교동시장 옆으로 수제화와 귀금속 골목이 있었다. 실용공예의 명맥을 잇고자, 레인메이커는 보석집 '미성당'의 옛 자리에 1층은 작가 공예와 전시, 2층은 공연과 카페의 복합생활문화공간으로 소셜마켓을 꾸몄다.

 

교동에서 2년을 운영한 소셜마켓은 우여곡절을 거쳐 5개월 전, 소비자가 모이는 곳을 찾아 지금의 번화가 동성로로 또 한번 이동했다. 60~80명 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별, 위탁 판매하는 상설 매장이다. 교보문고 핫트랙스 안에도 입점했다. 상설매장 외에도 교동에서 매주 토요일 마켓을 연다. 수수료는 30퍼센트로 일반적인 45퍼센트, 50퍼센트 수수료의 절반 수준으로 작가에게 돌아가는 몫을 최대한 늘렸다. 기획자를 조합원으로, 150명의 작가를 준조합원으로 둔 소셜마켓협동조합도 설립했다.

 

참여 작가 선별 기준은, 꼭 핸드메이드라기보다는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눈치보지 않고 만들었다'는 독립생산의 가치다. 꽃다발도 3천원부터 미니 다발로 색다르게 만들어 판매하는 등 톡톡 튀는 개성이 살아있다. 대구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데 여자 친구 선물용으로 남성 고객에게도 최근 인기 상승 중이다. 레인케이커는 올해도 새로운 구상들로 바쁘다. 150명 소셜마켓 작가를 활용해 웨딩 사업, 디자인 외주 사업, 자체 브랜드 상품 제작 등 다양한 맞춤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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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마켓 동성로점

 
사진제공=소셜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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