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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에 위로받다, 실버영화관 허리우드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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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영화관 포스터 ⓒ추억을 파는 극장


누구나 나이가 든다. 외롭고 허전하고 때 어쩌면 찾고 싶은 건 익숙한 추억. 달나라 여행이.현실화되고 공상과학소설의 새로운 세계가 손쉬운 선택이 되어도, 내가 살았던 세계, 믿었던 가치와 함께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래. 헛살지 않았지'라고 따뜻한 위로가 더 필요한지 모른다. 어르신들의 문화1번지였던 종로에서 실버 영화관을 운영하는 허리우드 클래식. '추억을 파는 극장의 '김은주(45) 대표를 만났다.


고전영화 2천원, 실버 영화관 흥행 비결은 '추억'


낙원상가 4층. 헐리우드 클래식에 들어서면 매표소부터 옥상공원의 흡연구역, 상영 대기 공간까지 모두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다. 서울의 대표 극장 중 하나였던 허리우드 극장은 멀티플렉스 상영관 등장과 함께 하락의 길을 걸었다. 같은 운명이던 스카라 극장을 시사회 전용 극장으로 리모델링해 활력을 불어넣은 문화사업가 김은주 대표는, 2009년 허리우드 극장을  '실버 영화관'으로 특색있게 살려보기로 했다.


실버영화관에서 처음 상영한 영화는 <벤허>, 관객이 너무도 많이 찾아 밤 아홉 시까지 상영 횟수를 늘려 극장을 운영한 영화는 <대지>, 어르신들이 극장에서 자꾸 노래를 따라 부르던 영화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었다. 구하기도 힘든 옛 영화들이지만 최상급 화질로 구해온 필름, 활자 크기를 두 배로 키워 화면 좀더 윗부분에 띄우는 자막, 계단마다 있는 손잡이 등 구석구석 배려했다.


손님을 맞이하는 영화관 직원들도 모두 실버다. 평균연령 70대로 60대와 80대도 한 명씩 있다. "처음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더 성실하시죠."라는 실버 직원들은 같은 세대의 관객을 훨씬 정겹게 맞이한다. 55세 어르신은 관람료가 2천 원이다. 귀를 기울이다 보니 실버들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식당도 만들어드리게 됐고, 여자들끼리 갈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달라고 해서 실버 미용실을 열게 됐다.


2016년 1월의 상영작은 <거상의 길>, <마음의 등불>, 그레이스 켈리 주연의 <백조> 등 모두 1950년대 영화다. 하루 3회 상영이 원칙인데 서울, 분당, 일산, 경기도 일대에서 방문하는 어르신들이 1일 천 명, 1,2회는 매일 한번씩 매진된다. 흥행의 비결은 취향을 정확히 읽은 배려 덕이다. 실버들은 새로운 영화가 아니라, 옛날의 추억을 보고 싶다. '내가 이 영화 보면서 이랬지'하고 눈, 귀, 마음의 추억을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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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영화관을 찾은 관객들 ⓒ추억을 파는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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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노래를 따라 불렀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추억을 파는 극장


고령화시대, 한국형 사회적기업의 자원 '효'


"관객들 중 용기 내 달라며 눈물 흘리시는 분도 계세요. 이 공간을 지켜달라며 청와대에 편지도 보내주시곤 하죠." 극장을 찾는 실버들 중에는 교장선생님, 옛 장관 등 '한 가닥'하던 시절을 보내고 은퇴한 경우도 많다. '옛날에 여길 알았으면 예산 지원을 팍팍 했을텐데, 이제 내 말은 먹히지도 않아요'라며 넋두리도 한다. 첫해 7,8억 적자가 나고 지금도 '수지 맞지 않는' 사업이지만, 어느새 지켜야 할 당위가 되었다.


힘든 고비를 무수히 넘기면서 김 대표는 '셈하지 말고 가자'고 수도 없이 다짐했다. 진정성을 가지고 죽을 만큼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조력자가 나타나 다음 일이 연결되곤 하였다. 트라스트를 판매하는 SK 케미컬의 지원을 시작으로 유한킴벌리, 하나은행이 지원할 방법을 찾아 들어왔다. 이어서 실버들을 노린 다단계회사들이 거액을 제시하며, 실버영화관 옆의 빈 상영관 대관을 요청했지만, 망설임없이 거절했다.


대신 빈 공간에는 좋은 파트너인 콘서트 기획사와 함께 '낭만극장'이라는 공연장을 열었다. '흥'이 있는 어르신들은 덩실덩실 춤도 추고 싶어한다.  무대와 조명 공사를 거쳐, 어떤 날은 통기타 쇼, 어떤 날은 코미디 컬쳐 쇼를 여는 실버 전용 극장이다. 실버영화관보다는 세대를 조금 낮추어 50대의 눈높이에 맞추기로 했다. 우리 모두 그렇듯이 50대가 나이가 들어 실버가 되니까, 세대를 잇는 역할도 하는 셈이다.


한국에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효'의 문화가 있다. 어르신들에게 건방지게 이야기하거나 세게 답하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개개인을 보니 다르기도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지금 젊은 세대들이 개인화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효의 정서는 한국의 큰 자원이다. "고령화 시대는 전세계의 미래가 됐습니다. 한국형 사회적기업으로 그 길을 올곧게 가렵니다"라는 뚝심이 참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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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영화관 전경 ⓒ추억을 파는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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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상가 4층 실버영화관 전경 ⓒJOGA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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